Wednesday, July 19, 2017

햄버거병의 공포

2017년 여름, '햄버거병'이라는 말이 등장했다.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완전히 익지 않은 햄버거 패티를 먹은 네 살 짜리 아이가 용혈성요독증후군에 걸렸다는 주장이 언론에 타기 시작하면서 이른바 '햄버거병'이라는 용어가 전국을 강타했다. 1982년 미국에서 덜 익힌 고기 패티가 들어간 햄버거를 먹고 집단 발병해 '햄버거병'이라는 명칭이 사용되었던 이 용혈성요독증후군은, 짧은 시간안에 신장을 손상시키는 무서운 희귀질환으로 보통 장출혈성대장균에 감염되어 신장이 불순물을 적절히 걸러주지 못해서 발병된다고 한다.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은 현재 제1군 법정감염병이다.


맥도날드 햄버거병 고소 사건

2016년 9월 25일에 한 4세 여자아이가 용혈성요독증후군에 걸리자 그 부모가 아이의 발병 원인이 당일 먹은 햄버거라고 주장하며 맥도날드를 상대로 2017년 7월 에 고소하여 언론을 통해 널리 알려졌다. 이때 '햄버거병'이라는 말이 언론을 다시 회자되면서 마치 사회적으로는 '햄버거 때문에 생기는 병'이라고 인식되어버리는 결과까지 초래했다. 언론에 알려질 당시, 여러가지의 쟁점이 있었음에도 언론에 부각되지는 못했는데, 햄버거를 오후 3시에 먹이고 2시간만에 증상이 나타났다는 점이 가장 문제가 되었다. 용혈성요독증후군은 잠복기가 보통 2일 이상인 질환으로 NEJM측에 보고된 가장 짧은 잠복기간마저도 24시간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용혈성요독증후군은 소고기에서 발병하는데 해당 피해 아동이 먹은 햄버거는 돼지고기로 만든 불고기버거라는 것도 쟁점이 되었다. 이 사건이 보도되면서 전국적으로 패스트푸드업계의 매출이 줄었다고 하지만, 약간 다른 시각에서 보자면 이 사건때문에 그동안 국민적 관심에서 동떨어져 있던 패스트푸드의 안전문제가 다시 불거지면서 개인위생 및 식품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긍정적인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발병환자 절반 이상이 10세 미만 아동

용혈성요독증후군은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의 대표적인 합병증이므로 햄버거병의 발병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의 발병양상을 조사해야 하는데 질병관리본부의 통계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6년까지의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으로 보고된 환자 443명을 분석해보니 환자는 보통 5월부터 8월까지, 즉 봄~여름에 많이 발생했고, 연령별로는 전체 환자의 51.7%가 10세 미만의 유·소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 용혈성요독증후군으로 진행된 경우는 443명 중 총 24명(5.4%)으로 확인되었다. 이 데이터에서 전체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 환자 중에 5.4%만이 용혈성요독증후군으로 발전되었다는 결과만으로,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에 걸렸다고 햄버거병으로 잘 진행되지 않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에 감염된 인원이 조사되었다는 것은 이미 병원에서 관리를 받고 있다는 말이므로 실제로는 5.4%보다 훨씬 더 큰 확률로 햄버거병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

장출혈성대장균 감염에 의해 출혈성 감염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그 증상으로는 설사가 가장 흔하고, 복통·발열·구토 등이 주로 나타난다. 증상은 5~7일간 지속된 후 대체로 호전되는데, 증상이 없거나 합병증인 용혈성요독증후군으로 인한 사망까지 다양한 결과를 보인다. 전파 경로는 오염된 식품, 물을 통해 감염된다. 사람과 사람간에도 전파될 수 있으며 보통 소고기로 가공된 음식물에 의해 발생한다. 살균되지 않은 생우유, 오염된 채소나 주스, 마요네즈, 살라미, 소시지 등도 발병원인이 될 수 있다. 마요네즈 같은 경우 개봉후 한참동안 다 먹지 않고 놔두는 경우가 많은데 신경써야 할 부분이다. 또 분변에 오염된 호수나 수영장에서 균에 노출되는 경우도 있다. 치료방법은 수분공급 및 전해질 교정을 통한 보전적 치료가 가능한데,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에 대한 항생제 사용이 용혈성요독증후군을 일으킨다는 보고가 있어, 항생제는 사용이 권고되지 않는다. 항콜린제, 지사제 등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용혈성요독증후군

용혈성요독증후군은 병원균의 독소 등에 의해 적혈구가 비정상적으로 파괴되면서 발생하는 병으로, 손상된 적혈구들이 신장에 쌓이면서 신장기능 손상으로 이어진다. 미세혈관병증 용혈성빈혈, 혈소판감소증, 급성신부전증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이다. 원인은 주로 장출혈성대장균감염에 의해 발생하나 세균성이질균, 폐렴구균 등 세균 감염, 콕사키에 바이러스 감염, 선천성 보체 결핍 등 유전성 발병 항암제, 경구 피임제 등의 약제 복용, 전신성 홍반성 루프스, 항인지질항체증후근 등의 전신질환, 이식거부반응, 임신 등에 의해서도 발병할 수 있다고 한다. 치료는 주로 보존적 치료를 실시하고, 40~50% 정도는 투석치료가 필요할 수 있고 약 10% 미만은 만성신부전증으로 진행되며 치사율은 2~7%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예방을 위한 개인위생

햄버거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장 큰 발병원인인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 예방이 가장 중요한데 다음과 같은 개인위생이 권장된다.
  •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씻기 
  • 음식물 익혀 먹기 
  • 물은 끓여서 마시기 
  • 채소나 과일은 물에 씻어 껍질 벗겨 먹기 
  • 칼, 도마 소독하기 
  • 도마는 생선·고기·채소용으로 분리해 사용하기
가장 중요한 점은 복통·설사 등의 증상이 발생하면 즉시 의료진에게 진료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Share:

0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