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July 21, 2017

드라마 "써클"을 보고

2017년 TVN 드라마 "써클 : 이어진 두 세계"
이 드라마는 "TVN에서 최초로 시도한 SF 추적극"이라는 의미있는 프로젝트였으나, 시청률 만으로 보면 그렇게 성공한 드라마라고는 할 수 없을 듯 하다. 1회의 시청률은 닐슨코리아 기준 2.9%로 시작했으나 5회에는 1.7%, 9회 1.6%, 10회 1.7%, 그리고 최종회에는 2.5%로 종영했다.

개인적으로 느낀 이 드라마의 가장 큰 문제는 내용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우선, 주요 인물의 이름부터 충분히 주변인물들이 제대로 불러주지 않아 극 초반에 인물들을 기억하고 구분하는 데에 불편함을 느꼈는데, 특히 극 중 김우진의 쌍둥이 형 김범균 캐릭터가 특히 그러했다.

그리고 대사가 명확하게 들리지 않는 경우가 꽤 있었는데, 예를 들면 1화에서 김범균이 경찰서에 수갑을 찬 채 앉아있고 어떤 남성이 김범균의 멱살을 흔들며 뭐라고 외치는데 도저히 무슨 대사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감독이 이 부분 오디오를 체크하지 않았을 지도.

그리고 1화 중반부, 2037년 배경이 처음 등장하고 그 시대에서 주인공격인 김준혁(김강우 분)이라는 이름이 어떤 주변인물에 의해 처음 불리게 되는 시점에서, 이전에 김우진의 쌍둥이 형의 이름이 명확하게 각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김준혁이 김우진의 형이 커서 저렇게 된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할 정도로(1화에서) 인물들에 대한 명확한 설정 연출이 부족했다. 원래 연출 의도는 적어도 1화에서만큼은 김준혁이 쌍둥이 형제 중 누구인지 알지 못하게 하는 것이었을텐데 말이다.

그리고 CG의 퀄리티가 상당히 부족해서 극에 대한 몰입도를 반감시키는 데에 충분했다. SF 추적물이라면 기획 단계에서 벌써 CG에 대한 비중은 염두에 두었을 텐데 결과물을 보면 기대치에 상당히 못 미치는 듯 했다.

이 드라마에서 메인 스토리상 중요한 씬에서는 '절제된 대사'가 돋보였는데,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감초 캐릭터들이 나오는 씬에서는 불필요하게 잡다한 대사가 많이 들어가서 전체적인 무게감이 무거웠다 가벼웠다를 급박하게 오가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이호수(이기광 분)의 캐릭터가 상당히 부자연스러웠는데, 예를 들어 납치사건 때문에 김준혁이 스마트지구를 찾아 이호수에게 급박하게 수사협조 요청을 하는데 이호수가 너무나도 부자연스럽게 비웃음을 짓는다던지, 표정이 너무 오버스럽게 바뀐다던지... 이건 연기자의 잘못이 아니라 각본과 연출의 부자연스러움이었다.

과거와 미래를 오가면서 시나리오가 진행되는 각본에서는 더욱더 인물들의 설정이 헷갈리지 않게 분명히 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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